넥슨코리아 UX분석팀의 UX분석가 문초이 씨와 김세진 씨는 게임의 초반 진입 경험이 재미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UX는 유저 경험(User Experience)의 줄임말로, 데이터의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 분석해야 한다. 문 분석가는 “UX 분석을 위해 넥슨에서는 특정 집단 인터뷰, 특정 그룹 테스트, 로그 분석 등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의 중심인 사용성 테스트는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의 튜토리얼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신규 유저 이탈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 또 신규 오픈 게임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사용성 테스트는 1:1로 게임을 하면서 유저의 행동과 태도, 인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 방식이다.
유저의 초반 진입 경험은 진입 전의 선입견, 비슷한 게임을 플레이해 본 경험을 의미하는 사용성, 그리고 유저 개인의 취향이 합쳐져 다양한 결과를 낸다. 첫 사례인 던전 앤 파이터는 취향과 학습 과정이 재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먼저 UX분석팀은 테스터들을 RPG 경험자와 미경험자로 분류, 초반 플레이를 진행시켰다. 다른 장르를 선호하는 유저의 경우 취향에 따라 플레이 의향을 느끼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첫인상과 플레이 의향 또한 일치했다. 조작 학습에 있어서는 기존 RPG를 플레이 해 본 유저의 경우 조작법을 쉽게 학습, 만족도가 증가했으나 반대의 경우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통해 UX분석팀은 취향이 초반에 게임을 대하는 태도를 좌우하며, 쉽게 배울 수 있어야 재미를 느낀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던전 앤 파이터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튜토리얼을 간단히 수정하고, 스킬 사용과 관련된 내용을 더해 2차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경우 진입 과정과 선입견이 나쁜 영향을 주는 케이스였다. 먼저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여러 게임이 동시에 설치되도록 하는 구조 때문에 유저들이 당황했다. 또 게임 전용 아이디를 추가로 생성하거나 과거의 아이디를 찾아야 하는 부분도 진입장벽으로 돌아왔다. ‘초딩 게임’이라는 프레임은 20대 전후의 유저에게 부정적 선입견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직접 플레이를 거친 결과 신규 유저와 이탈 유저 모두 만족도가 상승했으며, 신규 유저에 비해 적응이 빠른 이탈 유저의 만족도 상승 폭은 더욱 커졌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선입견과 진입장벽이 재미에 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기존의 ‘초딩 게임’ 프레임을 탈피,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진입 과정을 축소하는 방향의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세진 분석가는 1월 25일 정식 출시된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의 케이스로 발표를 맡았다.
듀랑고는 학습과정이 게임의 재미에 큰 영향을 끼친 사례다. 김 분석가는 듀랑고의 게임 내 화면이 크게 변하는 때를 기준, 게임 진행을 4단계로 나누어 유저의 감정 변화를 체크하는 방식을 택했다. 첫 테스트 결과는 참담했다. 후반 구간으로 갈수록 유저의 감정이 하락하고, 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사용성 테스트를 거친 결과, 듀랑고의 후반 학습량이 너무 많았다. 또 일부 퀘스트 구간에서는 더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시간은 마지막 구간에서 평균 31분이 소요돼 유저의 피로감을 더했다. 왓 스튜디오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초반 부분을 대폭 개선, 유저의 초반 진입 경험 만족도를 크게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감정 그래프도 첫 테스트를 대폭 상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강연을 마치며 김 분석가는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유저의 선입견 등으로 초반 진입 경험이 나빠진다면 유저가 게임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UX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준영 기자(hjy@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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