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레이엑스포는 예년보다 풍성합니다. 사실 플레이엑스포는 지스타, 도쿄게임쇼, 게임스컴 같은 대형 게임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신작 게임을 소개하는 자리라기 보단 게임을 주제로 한 놀이공원이라는 인상에 가깝죠.
실제로 현장에는 각 게임사의 게임 시연 외에도 아케이드 게임 존, 추억의 게임장, 푸드 트럭 같은 즐길 거리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놀러 온 가족의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대형 게임쇼에서는 보기 힘든 플레이엑스포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게임쇼. 그것이 플레이 엑스포입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경기도청이 인디 게임 판로 활성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만큼, 플레이엑스포에도 인디 게임 부스가 상당히 많이 배치되는 편입니다. 인디 게임은 부스 비용이 매우 저렴해 제작자들도 큰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기에, 인디 게임이 메인인 행사가 아님에도 인디 게임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죠.
작년 2개 홀에서 올해 3개 홀로 확장되면서 행사장도 훨씬 넓어졌는데요. 그 덕분에 ‘보드게임존’도 무사히 부활했습니다. 작년에는 공간 문제로 보드게임존이 빠져버려서 많은 팬들이 아쉬워 했었죠. 플레이엑스포가 보드게임 팬들에게는 성지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니까요. 올해에는 B2B 관에 별도의 보드게임존이 마련돼 있다고 하니 꼭 한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인디 게임 부스도 많이 열려 있었습니다.
e스포츠 무대와 메인 무대를 따로 운영한다는 점은 작년과 동일합니다. 올해 e스포츠 무대에서는 ‘카트라이더’, ‘FC온라인’, ‘레인보우 식스 시즈’, ‘철권8’과 함께 ‘이터널 리턴’ 시즌 파이널과 캠퍼스 대항전이 진행됩니다.
특히 이터널 리턴은 지난 2021년, 메인 스폰서로 카카오게임즈가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e스포츠화를 추진 중인 상황이며, 관전 시스템도 잘 마련돼 있어서 e스포츠 리그 차기 주자로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합니다.
▲ 관객석을 가득 채운 ‘이터널 리턴’ 리그의 모습
메인 무대에서는 다양한 무대 행사와 참여형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스시 배틀 램벙셔슬리’ 대전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즉석에서 코스프레 차림으로 참여한 유저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스프레라고 하니, 올해 플레이엑스포에도 코스프레 차림으로 참석한 유저가 꽤 많았습니다. 시선을 어디로 돌려도 반드시 코스프레 차림을 한 이가 한 명은 보일 정도였죠. 예전부터 플레이엑스포가 코스플레이어들에게 우호적이고 관리도 잘 해준다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 ‘스시 배틀 램벙셔슬리’ 무대 행사가 진행중입니다.
▲ 대환장파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파티 게임으로 딱 좋아보이더군요.
게임사 부스 중에서는 ‘닌텐도 코리아’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행사장 중앙에 크게 자리잡은 닌텐도 코리아의 부스는 그야말로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각 게임의 콘셉트에 맞게 꾸며진 시연대에서 닌텐도 코리아에서 출시한 다양한 게임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포장마차처럼 꾸며진 스플래툰 시연대가 인상적이었죠.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부스는 엘든링과 철권8이 메인이었습니다. 엘든링은 오는 6월 21일 발매 예정인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 전시관을 열었습니다. ‘철권 8’는 게임 시연 및 각종 굿즈 판매와 함께 흑요석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그린 특별한 일러스트가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어스토니시아’ 신작을 깜짝 공개한 ‘대원미디어’, 열렙전사 IP를 비롯한 11개 신작을 선보인 ‘슈퍼 플래닛’, 자사의 버추얼 스트리머를 소개하고, 인기 스트리머와의 팬 미팅 콘텐츠를 준비한 ‘아프리카 TV(3분기 중 SOOP로 사명 변경)’ 등 부스마다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습니다.
▲ 반다이남코 부스. 흑요석 님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깜짝 공개한 대원미디어 부스
▲ 슈퍼플래닛 부스. ‘열렙전사’ 와 ‘헌터인던전’이 특히 인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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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TV(Soop) 부스에서는 자사의 버추얼 스트리머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신나게 놀았다면 배를 채워야겠죠? 행사장 가장 안쪽에 있는 휴게 공간에는 푸드 트럭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푸드 트럭에서는 소시지, 스테이크, 덮밥, 닭강정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팔고 있었는데요.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것임에도 가격이 비싸지 않았고, 일부 음식은 오히려 더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저렴한 수준이었습니다.
휴게 공간 옆에 있는 ‘루미아 야시장’은 이터널 리턴 관련 2차 창작 굿즈를 판매하는 플리마켓입니다. 정말 야시장 같은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는데 묘하게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야시장이 열린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 음식 구성이 다양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 아늑한 분위기의 야시장
관람객의 시선에서 볼 때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4는 꽤 만족스러운 행사였습니다. 규모는 지스타보다 작을지언정 행사 구성은 그에 못지않게 알찼습니다. 행사장이 넓어진 만큼 더 쾌적해지기도 했고요. 입장료도 저렴하고, 행사에 흔히 동반되는 바가지요금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사실 게임쇼라고 하면 게이머들을 위한 행사라는 인상이 강하잖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자리라고 보긴 어렵죠. 하지만 플레이 엑스포는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가족 동반 관람객이 많았다는 게 그 증거죠.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플레이 엑스포. 과연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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