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가 게임산업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강유정, 조승래 의원이 주관하며 게임특위 이장주 부위원장이 진행을 맡았다.
넥슨, 엔씨소프트, 엑스엘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 주요 게임사 노조 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각 게임사 노동조합은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산업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게임특위에 전달했다. 게임특위는 당내 논의를 통해 정책 반영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 간담회 진행을 맡은 게임특위 이장주 부위원장
진행에 앞서 게임특위 ‘황희두’ 공동위원장은 “게임은 K-콘텐츠의 핵심이자 국가 경제의 한 축임에도 불안정 노동, 과도한 처우 등의 문제가 있기에 이를 해결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오늘 오간 내용이 간담회에서 그치지 않고 정책이나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 겸 네이버노조 위원장은 4년 네이버에서 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구성원이 비극적인 선택을 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서 그는 네이버가 당시 책임자였던 경영진을 다시 불러들인 사실을 비판하며 이를 ‘고질적인 IT 업계의 문제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창의적인 행위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노동자를 쥐어짜 내서 결과물을 만드는 게 아니라 노동의 질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산업의 지속을 위해서는 사람이 먼저 행복해야 한다”며 게임특위가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 측이 게임특위에 건넨 제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여기에는 질병코드를 비롯해 게임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인식뿐만이 아니라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포함된다. 특히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게임 노동자도 똑같은 사무직’이라 표현하며 “게임 산업 노동자를 특수하게 취급하지 말고, 다른 산업과 동일하게 노동법을 적용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세윤 부위원장은 포괄임금제 폐지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전까지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은 오로지 노조의 몫이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사측도 수당에 대한 부담이 생기므로 근로 효율성을 함께 고민하는 입장에 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 겸 네이버노조 위원장
두 번째는 ▲노동 환경 개선이다. 여기서는 인사 평가의 공정성 확보, 고용 안정, 주 4일제 도입 등이 언급됐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소수의 권력자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현재의 행태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한국 게임 산업의 현 상황을 꼬집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고용 불안 문제를 지적했다. 기업에서는 노동법으로 인해 고용유연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지만, 게임 업계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환 배치 때문이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구성원은 다른 프로젝트의 면접을 봐야 하고 여기서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권고사직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은 주 4일제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의 노동시간이 해외와 비교해서 매우 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업무 시간이 길다고 해서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다”라며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좌측부터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노조 지회장 /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 /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
▲ (좌)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조 지회장 / (우)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
세 번째는 ▲노사 상생이다. 이를 위해 노영호 지회장은 “회사와 노동자의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정부, 기업, 노조가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게임특위 측은 “앞으로도 게임 산업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고 한국 게임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 정책 제안식에서 게임 산업과 관련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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