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로 본 게임산업의 다음 가능성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는 단순한 이용률 증감을 넘어, 국내 게임 이용 행태가 ‘감소’가 아닌 ‘전환’의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번 보고서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여가 소비 트렌드 속에서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재정의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0세부터 69세까지, 최근 1년간 게임 이용 경험이 있는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용 현황과 소비 인식, 플랫폼별 이용 행태 등 산업 전략 수립에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담고 있다.
■ ‘가볍게 자주’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이용 패턴의 재편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전체 게임 이용률은 50.2%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플랫폼별 이용 흐름에서는 뚜렷한 구조 변화가 감지된다.
PC 게임 이용률은 58.1%, 콘솔 게임 이용률은 28.6%로 각각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특히 PC 게임의 일평균 이용 시간은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모바일 중심의 짧고 반복적인 소비에서 벗어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즐기는 방향으로 이용자 경험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말 기준 PC 게임 이용 시간(193.4분)과 콘솔 게임 이용 시간(103.8분)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게임이 여전히 핵심 여가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용률 감소는 ‘게임을 덜 한다’기보다는, ‘아무 게임이나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가깝다.
■ 시간 부족이 이탈의 이유… 게임의 경쟁자는 ‘게임’이 아니다
게임을 이용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대체 여가는 OTT·TV·영화 등 영상 콘텐츠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게임이 여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대상이 다른 게임이 아닌, 전체 콘텐츠 소비 시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동시에 이는 게임이 영상 콘텐츠와 동일 선상에서 선택받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인식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토리 중심 게임, IP 확장, 영상화 사례가 늘어나며 게임은 단순한 플레이 경험을 넘어 ‘체류형 콘텐츠’로 진화 중이다.
■ 사이버폭력 감소… 건강한 게임 문화로의 전환 신호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변화는 게임 내 사이버폭력 경험 비율의 지속적인 감소다.
2023년 56.2%였던 피해 경험은 2025년 46.4%까지 낮아지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이용자 인식 개선과 더불어, 게임사들의 신고 시스템 고도화, 커뮤니티 관리 강화 등 자율적 노력의 성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신고 경험 비율이 28.7%에 달한다는 점은, 이용자들이 문제를 개인적으로 감내하기보다 제도적 해결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 게임은 여전히 확장 중
콘진원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강조한 것은 단순한 이용자 수의 증감이 아닌, 이용 방식·플랫폼·소비 인식의 변화다. 게임은 여전히 주말 여가의 중심에 있으며, PC·콘솔을 중심으로 한 몰입형 경험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는 게임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그리고 문화적 가치 확장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플랫폼 다변화, IP 확장, 글로벌 시장 연계, 기술 융합 등 게임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다음 스텝은 여전히 다양하다.
콘진원은 “이번 조사 결과가 게임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정책 수립에 실질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내 게임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산업 인사이트 제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까다로워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준비된 게임과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을 분명히 품고 있다.
(관련기사 - 아래 이미지 클릭하세요)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